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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쐐르.”
해그리드는 환한 얼굴로 맥심 부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맥심 부인이 황금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도와주었다.
맥심 부인이 마차의 문을 닫자, 해그리드는 그녀의 팔짱을 꼈다. 두 사람은 맥심 부인의 날개 달린 거대한 말을 풀어놓은 방목장 주위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해리는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채, 거의 뛰다시피 하며 부지런히 그들을 쫓아갔다.
해그리드는 나에게 맥심 부인을 보여주고 싶던걸 걸까? 하지만 맥심 부인은 언제라도 볼 수 있는데… 맥심 부인 정도의 몸집이라면 결코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없으니까…
하지만 맥심 부인도 해리와 똑같은 일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잠시 후에 맥심 부인이 애교를 부리듯이 말했기 때문이다.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건가용, 아그리드?”
“분명히 좋아할 겁니다.” 해그리드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아주 볼 만할 겁니다. 나를 믿으세요. 하지만 내가 보여주었다고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면 안 됩니다. 알았죠? 원래 당신에게 알려줘서는 안 되는 거예요.”
“물론이죵.”
맥심 부인은 길고 검은 속눈썹을 치켜 뜨면서 교태를 부렸다. 그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이따금씩 시간을 확인하면서 종종걸음으로 그들의 뒤를 쫓아가던 해리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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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그리드는 또다시 어떤 바보 같은 계획을 세운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시리우스와의 약속을 어기게 될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 가도 두 사람이 멈추지 않는다면, 해리는 당장 뒤로 돌아서서 성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해그리드는 맥심 부인과 함께 달빛 아래에서 산책이나 즐기라고 내버려두지…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성과 호수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 가장자리까지 멀리 걸어갔을 무렵이었다. 갑자기 해리는 어떤 수리를 들었다. 저 앞에서 사람들이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엄청난 울음 소리가…
해그리드는 맥심 부인을 나무 사이로 데려가더니 이윽고 걸음을 멈추었다. 해리도 황급히 그들을 따라갔다. 아주 짧은 순간 동안 해리는 강렬한 불꽃을 본 것 같았다. 사람들이 쏜살같이 달려나왔다. 다음 순간, 해리의 입이 딱 벌어졌다.
용이다!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네 마리의 용이 두꺼운 나무판으로 담장을 두른 우리 안에서 날뛰고 있었다. 네 마리의 용이 사나운 기세로 으르렁거리고 콧김을 내뿜을 때마다 날카로운 이빨이 솟아 나온 입에서 검은 밤하늘을 향해 불길이 솟구쳤다. 길게 뻗어 있는 용의 목은 바닥에서부터 거의 15미터나 높이 솟아올라 있었다. 그 중에 한 마리는 푸른빛이 감도는 은색에 길고 뾰족한 뿔을 가지고 있었는데, 땅 위에 서 있는 마법사들을 향해 으르렁거리면서 덥석덥석 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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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비늘이 나 있는 초록색 용은 마구 몸부림을 치면서 발을 쾅쾅 굴렸다. 얼굴 주위에 가느다란 황금바늘 같은 기이한 털이 달린 붉은색 용은 허공으로 버섯 모양의 불구름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용들보다 훨씬 더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긴 거대한 검은색 용은 그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최소한 서른 명 정도 되는 마법사들이 사나운 기세로 날뛰는 용들을 달래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각각의 용마다 일곱 명 내지 여덟 명의 마법사들이 달라붙어 있었는데, 그들은 용의 목과 다리에 묶여 있는 두꺼운 가죽 끈에 연결된 쇠사슬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해리는 마치 온몸이 마바리도 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해리가 겨우 머리를 들고 높이 올려다보자, 검은색 용과 눈길을 마주쳤다. 고양이처럼 동공이 수직으로 세워진 검은색 용의 눈은 동그랗게 떠 있었다. 분노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해리는 알 수가 없었다… 용은 끔찍한 소음과 신음 소리, 날카로운 비면 소리를 냈다…
“뒤로 물러서요, 해그리드!” 6미터 이상 접근하면 용이 불을 내뿜는 것도 본 적이 있어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해그리드가 용을 쳐다보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아무런 소용이 없어!” 또 다른 마법사가 절망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셋을 세면 다 함께 기절 주문을!”
해리는 용을 지키는 마법사들이 제각기 자신의 지팡이를 꺼내는 모습을 보았다.
“스투페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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